8월부터 KT가 IP 공유기의 사용을 단속하겠다는 기사가 나간 뒤부터 네티즌의 반발이 심해지자, KT는 언론에 해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한겨레 신문, 관련 기사 새창 보기>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KT는 8월부터 시작되는 IP공유기 단속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명을 하였습니다.

  • 현재 단속은 회선 재판매, PC방, 모텔 등에서의 불법 분배, 사내 망에 불법 사용 등 영리 목적으로 불법사용하는 경우에만 한해 진행하고 있으며, 일반 가정집은 단속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 일반 가정집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이미 수년간 계속 진행해 오던 것이며, 왜 지금 갑자기 이슈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 일부 공유기 업체가 배후에서 여론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일단, 일반 가정을 단속 대상으로 삼지 않았음에 다소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논란의 소지는 너무나도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선, 제일 큰 논란의 소지는 역시 단속 기준의 애매모호함일 것입니다.
현재 KT가 초고속통신망 가입자에게 고지하는 이용 약관입니다.

KT의 인터넷서비스 이용 약관 (2007.7.30 고시)

제13조. 계약의 해제 및 해지

…6. 케이티는 다음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습니다.

… (8). 케이티의 사전 승인없이 별도의 서브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약정한 수 이상의 단말기기(PC 등)를 연결하여 이용한 경우

<별표> 요금표

3. 기타요금

...... (4) 공유기 등 서브네트워크(sub-network) 무단 부착에 대한 위약금

O 고객이 케이티의 사전 승인 없이 공유기 등 서브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약정한 단말 수 이상을 연결하여 사용하고, 케이티가 원상 회복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용할 경우 해당 고객에게 위약금 성격의 실비를 부과할 수 있음

- 산정식: 약정 이외의 단말수 * 최근 6개월 평균 이용요금 * 3

- 고객이 이용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 해당기간의 평균요금 적용

이 개정된 약관에서 애매한 점은 3.(4)항목의 "고객이 케이티의 사전 승인 없이..."로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KT가 지금과 같이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단속하겠다고 할 경우, 앞으로단속 기준을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신뢰를 시키려면 이 부분은 아마도 이렇게 고쳐야 할 것입니다.

O 고객은 케이티의 네트워크를 영리적인 목적으로 재분배하거나 사용할 수 없음.
O 고객이 케이티의 사전 승인 없이 공유기 등 서브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 케이티가 원상 회복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용할 경우 해당 고객에게 위약금 성격의 실비를 부과할 수 있음

제가 계약서투(-_-)의 글이 짧은 지라 저 조항이 맞게 표현이 되었는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단속 대상에 대한 확실한 명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 아직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는데, 그것은 "단순히 단말 개수로 단속을 하느냐"라는 문제 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속 대상이 "영리적인 행위"로 좁혀진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어짜피 "영리적인 목적"으로 회선을 재사용 한다면 투자 비용 대 이익 비용을 고려해 볼 때 다수의 분배/판매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방법대로라면 이미 첫번째의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됨"의 조항에 의해 걸리기 때문에 "단말의 개수"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많은 이용자가 제기하는 "피자 한판, 한 사람이 먹든 8사람이 먹든 뭔 상관?"이라는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단말 개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철폐하거나, 완화하는 편(현재 유비쿼터스의 수준에 알맞게 약 5~10단말 정도)도 임시적이기는 하지만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번째, 여기서부터는 해명 자료에 대한 반박 및 의문 제기 입니다.
제가 지난 포스트에 소개했던 자바애플릿을 통한 방법이라던지, MAC Address를 추적하는 방법 등, 인터넷 상에서 추측되고 있는 단속 방법은 실제로 영리단체 뿐 아니라 가정집에도 모두 적용 가능한 자동화 된 방법입니다. 방문 단속이라면 가정집의 개체수가 단속의 큰 장벽이 될 수 있겠지만, 위와 같은 단속방법을 정말로 사용한다면 단속 범위의 주소지를 "상업용도 건물"에서 "주택 포함"으로 넓히기만 해도 대부분 단속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설마, 지금 경고한 3000개의 업소(?)들을 다 방문 단속했다고 하진 않으시겠죠?
"가정집 단속이 불가능하다"라고 해명한 것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발뺌 또는 엄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갑자기 이슈가 된 것은, 언론에 KT가 그렇게 보도자료를 뿌렸기 때문이지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배후조정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간본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식의 해명자료는 이미 부풀어오를 만큼 부풀어오른 언론의 심기를 더욱 긁는 해명으로 생각되며 살짝 더 기분이 나빠집니다.
해명을 하시려거든 명확하고 절도있게, 말로만 끝내지말고 확실하게 해명해주셔야 합니다.

"현재 가정집에 대한 단속 의지는 없다"라고 했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아직 그에 대한 명확한 약관 개정 등의 행동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 이와 같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때문에 KT의 앞으로 행보에 주목해야 하며, KT는 소비자와의 확실한 신뢰관계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애매모호한 단속기준을 정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덧1. 글을 쓰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제 생각대로라면 결국, IP공유기는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되는군요-_-;;

Creative Commons License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