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코를 꽤 심하게 고시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아버지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다.
심지어 나의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자리를 따로 가지시는 경우가 많다.
나도 아주 어릴 적에는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깬 적이 몇번이나 있었고,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날 큰 집에서 온 가족이 잠을 잘 때면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서 약간은 챙피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친척들에게도 바로 옆 잠자리를 꺼림당하는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는 가히 숙면에 위협적일 정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는 커져만 가는데 아버지의 모습은 작아져만 가는 지금,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는 아직도 나의 아버지가 힘차게 살아계신다는 증거이자 축복의 사운드이다.
간혹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면, 나는 하지 말아야할 불길한 생각이 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불길한 생각을 일순간에 '난 괜찮아' 라고 말하듯이 적막을 가르는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는 다시금 나를 안도의 숲으로 이끌어내린다.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 나는 그것을 사랑한다.
ps. 나도 코를 곤다. 아버지만큼. 그래서 나 또한 외면받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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