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아 대학가에는 토익을 비롯한 어학능력 시험에 대한 스터디가 한창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다니는 선릉역의 H 어학원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학원 중의 하나입니다. 이 학원에서는 강의 후 스터디모임을 갖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와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배정된, 8명 가량으로 이루어진 스터디모임은 선릉역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대기업의 유명 커피 전문점 체인인 T 커피전문점에서 첫 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인원 수(8명)대로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간단한 자기 소개와 앞으로의 스터디 진행계획 등을 의논하려 하는데 매니져 급으로 생각되는 한 직원이 저희에게 와서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스터디 그룹을 하시면 곤란하다. 이 곳은 근처 직장인들이 주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스터디 그룹들이 이렇게 미리 말도 안하고 들어오시면 안된다. 스터디 그룹들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 적도 있다. 그러니 이용을 자제해달라...(후략)

그 당시의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경이었고, 그 커피 전문점에 들어와서 커피를 사람수대로 주문하여 이제 막 입을 대려던 참이었고, 다른 테이블들은 거의 비어있는 상태였습니다.(자리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죠) 게다가 첫 만남이라 스터디를 하기 위해 책을 펼쳐놓은 것도 아니었고, 그저 그냥 서로 얼굴이나 익히자 라는 취지에서 만난 모임이었습니다.
그 매니져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말하는  내용은 '너희들은 환영받지 못하니 다음부터 오지말라' 였습니다.
나도, 이 사람들도 돈을 내고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인데 그런 식으로 푸대접을 받으니 어이 없고 화가 나더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자리에서 그 직원에게 따지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후회가 됩니다.)

특히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라는 말이 굉장히 기분 나쁘게 느껴졌습니다.
이것은 마치 미국에서 노예해방이 된 뒤에도 '우리 레스토랑은 흑인 손님을 받지 않아.'라는 논리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같은 돈을 내고 커피와 그 커피 전문점의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구매한 소비자지만, 일반 손님과 스터디 모임에 대한 대우는 너무나 큰 차이와 차별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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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과는 별 상관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음.>

스터디 모임은 대부분 학생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자연히 상품도 약간은 저렴한 것을 찾을 것이고, 스터디 모임을 하다보면 좀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커피전문점의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스터디 모임을 거부하는 이유는 아마도 '(매장의 매출과 직결되는) 자리의 회전률과 상품의 높은 매출을 일으키기기에 학생들은 너무 싼 것만 시켜먹으면서 자리를 오래 차지한다.'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원 수강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스터디가 학원 이외의 장소에서 벌어지게 된 것에는 충분한 스터디 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학원의 책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닙니다.

저는 왜 똑같은 손님인데도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문직 직종을 가진 직장인이 카푸치노향을 음미하며 치즈케익 한조각을 포크로 떠 먹고, Time지를 보며 도심 속의 여유를 즐기는 뉴요커의 삶을 누리는 것 같은 분위기를 내야하는 커피전문점에 왠 돈도 없어 싼 커피만 먹으면서 패션도 칙칙한 주제에 오래 앉아있는 학생들이 오니 매장의 품격이 떨어져서 그러는 것인가요?
(여담이지만, 저도 한 2년정도는 그 근방에서 회사를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회사원과 학생에 대한 대접의 차이는 어느 곳에서도 종종 나타나더군요.)

손님을 가려받는 커피전문점, 이제라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s. 매장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 매장이 손님에게 보여준 그런 행태를 봤을 때 또 입막음을 하려 들까봐 이니셜로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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